본문 바로가기

반도체 일상

반도체 일상 18. ESG

728x90
반응형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서 기후 위기에 대응하려는 전 세계적인 노력은 약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우리는 매일 기후 변화를 피부로 체감하고 있다. 기후 변화의 가장 큰 원인은 단연 탄소 배출이다. 따라서 각 기업별로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을 논의할 때 반도체 기업은 E(Environment)에 가장 많은 책임을 지게 된다.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선 엄청나게 많은 전기와 가스와 물이 사용된다. 고속도로를 달리며 반도체 공장의 굴뚝에서 솟아오르는 수증기를 보면 환경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절로 생긴다. (물론 열을 식힌 뒤 나오는 물방울 이다.)

 

 사실 반도체 기업이 다른 산업보다 특별히 더 많은 기후 변화를 유발하지는 않는다. 크게 전기와 유해 물질로 나뉠 수 있겠지만, 전기는 한국전력에서 생산해 주고 유해물질은 폐기하는 업체가 따로 있다. 여기서 반도체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전기 사용량을 낮추고, 최대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며, 탄소 배출이 덜 되는 가스를 사용하는 것뿐이다.

 

 하지만 반도체 기업만이 실현할 수 있는 보다 효과적이고 혁신적인 방법이 있다. 제목을 ESG로 어그로를 끌었지만 사실 다루고 싶었던 내용인 바로 ‘저전력 반도체’이다. AI 정보화 시대로 들어오며 다루는 데이터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서버의 부하가 늘어났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컴퓨터는 전력소비가 높아도 기후 변화에 큰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대규모 데이터 센터와 서버의 경우 직접적으로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반도체의 전력 소비 성능이 온실 가스 감축의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저전력 반도체를 만드는 건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가장 명확한 방법은 트랜지스터의 구조와 물질을 개선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가능했다면 진작 됐을 것이다. 두 번째로 칩 내에 원치 않는 커패시터를 없애는 것이다. 열을 발생시키는 주범이기 때문이지만, 이것도 하려면 이미 했을 것이다. 회로 설계에 Power gating과 같은 전력을 관리하는 요소를 많이 넣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지금도 성능과 발열 때문에 허덕이는 회로 엔지이어에게 전력과 관련된 요구를 더 하기는 많이 미안하다.

 

 마지막으로 남은 후보는 바로 ‘혁신’이다.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았지만 반도체 칩으로 충분히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다. 대표적으로 뉴로모픽 칩과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이 있다.

인간의 뇌는 적은 전력으로 엄청난 연산 효율성을 보여준다. 이 뇌는 시냅스와 신경망이 연결되어 구성되어 있는데, 이를 모방하여 저전력으로 구동하는 반도체를 만드게 뉴로모픽 칩이다. 놀랍게도 현재 많은 후보가 있다. 투자 비용이 가장 낮은 RRAM, 잘 만들어졌지만 딱히 쓰기에는 찜찜한 PCRAM, 노이즈 대비 신호가 적어 실제로 반도체에 쓰이긴 애매한 MRAM이 그 예다.

 

 에너지 하베스팅은 압전효과나 열전효과와 같은 물질의 고유 특성으로 전기를 발생시키는 방식이지만 사실 서버에 들어가는 반도체 칩에는 적합하지 않다. 자연과 상호작용 하여야 효과가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마트 워치와 같은 소형 기기에서 사용되고 있는데, 또 모른다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지.

 

 이상 반도체 기업이 기후위기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알아보았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독자분들께 죄송함을 표현하고 싶다. 사실하고 싶었던 말은 뉴로모픽이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읽지 않을 것 같아 기후변화를 가져와 보았다. 읽어주셔서 몹시 감사하다.

반응형

'반도체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반도체 일상 마무리.  (2) 2024.11.25
반도체 일상 17. 이종 집적  (2) 2024.11.23
반도체 일상 16. 양자 컴퓨터  (2) 2024.11.22
반도체 일상 15. 양자역학  (2) 2024.11.21
반도체 일상 14. HBM  (0) 2024.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