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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일상

반도체 일상 3. 커패시터 "축전기"라고 하면 더 친숙해 보이는 커패시터는 지금 당장 만들 수 있다. 두 개의 숟가락을 마주 보게 하고 조금 띄워서 들고 있어보자. 커패시터 완성! 이처럼 커패시터는 두 개의 금속이 마주 보고 있으면 만들어진다. 마주 보는 금속 사이에 무엇을 채워 넣느냐에 따라 종류가 달라진다. 밥 위에 무엇을 얹느냐에 따라 카레가 되고 돈부리가 되고 불고기 덮밥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사이에 전해질이 있으면 배터리가 되고, 산화막이 있으면 회로 부품이 된다. 커패시터를 강력하게 만들려면 두 개의 금속을 거의 닿을 듯 가깝게 하고 마주 보는 면적을 엄청나게 넓게 하면 된다. 두 개의 압정을 멀리 떨어놓는 것보다 두 개의 엄청 큰 철판을 샌드위치처럼 가깝게 붙여놓으면 매우 강력해진다. 머릿속으로 상상만 해도, 강한 .. 더보기
반도체 일상 2. 배선 반도체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하나 있다. 초록색 배경 위에 금색 선들이 복잡하고 징그럽게 휘감겨있는, 공학도라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미지다. 이 ‘배선 이미지’는 반도체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멋진 이미지가 아닐까 싶다. (사실 배선은 반도체가 아니다.) 심지어 인공지능에게 반도체를 검색하면 배선 사진이 나온다. (배선은 '도체'다.) 배선은 단면을 봐도 멋있다. 층층이 쌓여 있어 보이는 사진은 '이게 바로 반도체지'라는 감탄을 자아낸다. (다시 말하지만 '도체'다.) 앞서 3번이나 언급했지만, 배선은 도체이다. 도체란 전기가 통하는 물질, 부도체란 전기가 통하지 않는 물질, 반도체란 전기를 제어할 수 있는 물질이다. 그렇다면 왜 세상(?)은 반도체를 표현할 때, 한낱 도체인 '배선'을 그려놓고 열광.. 더보기
반도체 일상 1. 트랜지스터 어떤 교육을 받고 자랐는지는 가물가물 하지만, 어릴 적부터 “트랜지스터”라는 단어는 알았던 것 같다. 막상 트랜지스터의 동작원리는 알지도 못하면서 그대로 대학까지 입학을 해버렸다. 1학년 여름방학이 되어 호기롭게 낙후지역 초등학교에 교육 봉사를 갔을 때, 전형적인 통통한 초등학생 남자아이가 '선생님 트랜지스터가 뭐예요?'라고 물었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 어디서 주워들은 건지 '음 아주 작은 스위치야.'라고 답변해 줬던 기억도 있다. 내가 발전이 없는 건지, 저 답변이 완벽에 가까운 답변인 건지, 지금도 트랜지스터가 뭐냐는 질문을 들으면 '작은 스위치'라는 답변밖에 하지 못한다. 뭐가 그렇게 엄청나길래 이 '작은 스위치'는 초등학생 귀에 들어갈 만큼 유명한 걸까? 몹시 전자공학스러운 단어로 그 중요성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