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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일상

반도체 일상 1. 트랜지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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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교육을 받고 자랐는지는 가물가물 하지만, 어릴 적부터 “트랜지스터”라는 단어는 알았던 것 같다. 막상 트랜지스터의 동작원리는 알지도 못하면서 그대로 대학까지 입학을 해버렸다. 1학년 여름방학이 되어 호기롭게 낙후지역 초등학교에 교육 봉사를 갔을 때, 전형적인 통통한 초등학생 남자아이가 '선생님 트랜지스터가 뭐예요?'라고 물었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 어디서 주워들은 건지 '음 아주 작은 스위치야.'라고 답변해 줬던 기억도 있다. 내가 발전이 없는 건지, 저 답변이 완벽에 가까운 답변인 건지, 지금도 트랜지스터가 뭐냐는 질문을 들으면 '작은 스위치'라는 답변밖에 하지 못한다.
 뭐가 그렇게 엄청나길래 이 '작은 스위치'는 초등학생 귀에 들어갈 만큼 유명한 걸까? 몹시 전자공학스러운 단어로 그 중요성을 설명할 수도 있겠지만 이유는 단순하다. 우리가 사용하는 컴퓨터 자체를 스위치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컴퓨터를 스위치가 아닌 다른 구성으로 만들었다면, 트랜지스터가 세상에 등장할 일도 없었으리라.
 트랜지스터를 만드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사실 하나도 간단하지 않다.) 전기가 흐를 구조물을 만들고 스위치 동작을 할 수 있는 밸브를 만들면 끝. 높은 어떤 존재(?)가 인류에게 실리콘(Si)이라는 물질을 하사하였기에 앞선 구조를 엄청나게 작게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문제는 점점 더 작게 만들다 보니, 정도를 넘었다는 것. 실리콘이 말도 안 될 정도로 작은 스위치까지 만들어줄 축복은 아니었기 때문에 인류는 현재의 실리콘을 뛰어넘을 수 있는 여러 물질과 구조를 탐색하고 있다. 
 이렇게 글을 마무리할 수는 없기 때문에 'N'적인 상상을 가미해서 도파민을 조금 터트려보겠다. 먼 훗날  트랜지스터가 “아이고, 나는 더 이상 이렇게는 못살겠다.” 하면서 인류에게 반란을 일으킨다면 어떻게 공략을 해야 할까?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건 스위치 부분인 Gate의 절연 막을 끊어놓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트랜지스터의 반란을 잠재울 수는 없다. 바퀴벌레를 잡을 때 약을 섭취한 한 마리의 바퀴벌레가 무리 속에 들어가 퍼트리는 것처럼 박멸시켜야 하나, 절연 막을 미리 끊어놓으면 무리 속에 들어가기도 전에 죽어서 트랜지스터 군단을 잡을 때는 효과적이지 않다. 은밀하고 조용하게.. 다른 트랜지스터가 인지를 못하게 천천히 전염시켜야 하는데, 이는 트랜지스터가 전극과 닿는 부분에 약간의 먼지를 떨어트리거나, 닿는 부분을 조금 쌔게 만드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그러면 전기가 흐르며 천천히 절연막을 파고들며 시간이 지나며 천천히 끊어진다.
 아직까지 세상에는 트랜지스터 없이 굴러갈 수 있는 전자기기는 없다. 사실 트랜지스터는 스위치였고(흑막), 그들을 죽이려면 트랜지스터 자체보다 전극을 공략하는 게 효과적이다.라는 영양가 없지만, 한편으로는 평소에 언제쯤 한번 상상했으리라 하는 내용을 정리시켜 주며 포스팅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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